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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을 보내며

초암나상국 2022. 12. 24. 20:15

11월을 보내며

             초암 나 상국

온다 간다 말도 없이
아무런 기별도 없이 떠나갔는데
술 취하고 싶은 날에
밤하늘 별을 헤아리다가
손가락 끝에 머문
저 별은
어디서 무얼 하고 있을까
문득
한 움큼의 서러움보다는
물안개처럼
몽울몽울 피어오르는 그리움이
무형의 춤사위로
하늘과 땅을 잇는 듯하다
몸과 마음은 멀리 아주 멀리
떠났고
빈 물결무늬만 남았어도
잊을 수 없다는 듯
그 해 그 겨울은
유난히도 번잡하였고
추웠다
마지막 달력이
바람에 위태롭게 흔들리는
낙엽처럼
초침 소리에 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