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언제
詩 草岩 나상국
나 언제
이 길을 왔었는지
오랜 기억은 없지만
내 곁을 떠나간
기억 속의 널 잊지 못해
강 언덕에 올라
갈대밭 갈대 머리 쓰다듬고
지나가는 모난 바람 부여잡고
여울물 흐르는 물결의
울음소리를 들으며
옆구리에 찬 소주병을 기울여
소주잔 속에 내려앉은
별빛 달빛 속 헤매던
아픈 기억을
마시며
울렁증에 토악질해대던
나날들
나 언제
그대 떠나갔는지
기억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대를 향했던
내 마음 거두어들일 수 없음에
오늘도 이 길을 서성이며
더 이상은 아파하지 말자고
채 아물지 않은 상처를
어루만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