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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밤도 깊어가리라

초암나상국 2022. 12. 20. 23:37

그녀의 밤도 깊어가리라

                      초암 나 상국

여삼추 같은 세월은
잘도 흘러만 가는데
한마디 귀띔도 없이
굳게 걸어 잠근 빗장을
풀길도 없다
그저 바다를 사이에 두고
떠오르는
둥근달을 바라보며
낮이 밤이 되고
밤이 낮 되는 시간을
함께 했었던
마음의 책갈피를
호롱불 심지 돋우어
한 장 한 장
넘겨본다
눈 비가 오고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거나
금이 가지 않을 것 같았던
내 사랑은
틈이 생기고 멀어져 갔다
아물지 않을 상처만
문신으로
깊은 곳에 깊게 새겨놓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