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밤에 어두운 마음 초암 나 상국 불빛을 하나도 주워 모을 수 없는 어두운 밤 그 긴 밤을 잠은 오지 않고 큰 상실감과 도진 우울증에 급체를 한 듯 명치끝이 돌덩이처럼 묵직하고 아리게 치밀어 올라 답답한 가슴 길 잃고 헤매는 어두운 마음의 끄트머리를 잡고 슬며시 눈 감아본다 보일 듯 보이지 않는 미로에 갇힌 이 밤이 허전하고 허기진다 눈이 오렸는지 별빛도 달빛도 없고 냉랭한 방안의 찬 공기가 어느 해 그녀가 문득 숙제를 던져주었던 멀리 월미도 바닷가로 이끌고 있다 날이 새려면 아직 먼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