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언제든 오시어요.
초암 나 상국
더위에 멍든 가슴을 적시듯
빗줄기가 쉽게 닿을 수 없는
먼 산자락부터 시원하게 적셔온다
차소리마저도 뜸해진
어두워진 산골마을엔
고요가 내려앉고
갈 곳 없는 허전한
이내마음
사나워지는 굵은 빗소리 들으며
그리움에 사로잡혀
창가에 멍하게 우두커니 서서
망부석인양
오늘도
기다리고 기다리련다
아무런 소식도 없고
맘 닿을 수도 없지만
기댈 곳 없고
오 갈 곳도 없는
그대 언제든 오시어요
언제
어느 때고
쓰러지지 않는 한
기다릴 테니
그대 오시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