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성의 시간
나 상국
이틀동안 양동이로 물을 쏱아붓듯 내리던 비도 부부싸움은 칼로 물베기 같다고 하는 것처럼 언제 그랬냐는 듯 뜨거운 햇빛이 하루종일 땀훌리며 지치게 한다.
요즘은 날도 뜨겁고 더워서 뭘 먹어야 할지 고민이다.
가스불켜고 뭘 조리하려고 해도 뜨거운 불 앞이라 땀은 비오듯 하니 불 앞에 서기가 망설여진다.
그렇다고 반찬가게에서 반찬을 거의 사다먹지를 않는데 반찬을 사다먹기도 그렇고 뭘 먹어야 하나 냉장고물을 열었다 닫았다 해보아도 딱히 눈에 들어오는게 없다.
그러다 냉장고 깊숙이 숨어있던 반찬통을 하나 꺼내었는데 3~4년은 되었을 것 같은 무장아찌를 꺼내어 맛을 보았는데 은근 먹을만 하다.
그렇게 짜지도 않고 약간 단맛이 신경 쓰이지만 이 무장아찌는 도라지 더덕 풋사과 등 여러가지를 효소담았다가 거르고 남은 우거지를 물에 헹그어서 물에 이틀정도 담가서 단맛을 어느정도 빼고 간장을 부어놓고 3~4년의 시간동안 숙성을 시킨 장아찌다.
따뜻한 밥에 얹어서 먹어도 좋고 찬물에 말은 밥 위에 얹어서 먹어도 좋다.
장아찌 종류는 뭐든 좋아라 한다.
젓갈 무침도 좋아한다.
요즘은 조금 싱겁게 먹으려고 한다.
저녁에 친구가 온다고 했는데 뭘해서 먹어야 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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