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김치만두

초암나상국 2023. 1. 27. 14:00

김치만두

나 상국

설에 만들었던 김치만두를 뒤늦게 올려봅니다.
저는 만두를 무척 좋아하는지라 김장김치를 만두만들어서 먹으려고 담는다고 말을 하곤합니다.

어머님 살아계실 때는 설날이 아니더라도 가끔 만두를 만들어서 먹곤 했었습니다.
한번에 300~ 400개 정도는 만들어 놓고 오며가며 하나씩 집어서 먹기도 하고 만두국에 군만두로 먹기도 했었지요.

전에는 만두피도 밀가루반죽을 해서 밀어서 만두를 만들었는데 요즘은 만두피는 편의점 같은데서 사다가 만두를 빗습니다.

언제인가 텔레비전을 보는데 만두피가 찢어지지 않는 강철검 만두피가 있다고 본적이 있는데 의정부쪽인줄 알고 사러가서 이야기를 했더니 강철검 만두피를 잘 모르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도 만두피가 필요해서 만두피를 국수공장에서 100장을 사다가 만두를 만들었습니다.

김장김치랑 배추파란 겉잎을 소금에 절여놓았던 것을 물에 담가놓았다가 염기를 제거하고 다져서 넣고 양배추도 채처서 넣고 갈은 돼지고기는 볶아서 넣고 두부도 물기를 짜서넣고 고춧가루랑 들기름 등으로 간을 맞춘후에 주물주물 바락바락 치대어 한쪽에 밀어놓았다가 약간 숙성시켜서 만두를 100개를 빗었습니다.

만두속은 좀 여유있게 만들어서 남은 만두속으로 밥을 비벼서 먹기도 합니다.


엄마 만두

            초암 나 상국

흰 눈이 내리고 있었다
추위에 내리는 눈들이
흙이며 나뭇잎
메마른 땅 벌거벗은 나무를
하나하나 소복소복
감싸 안았다

그날 엄마는
땅속에 묻어놓은 김칫독을 열고
풀 죽어 잘 익은 것을 꺼내
쫑쫑쫑 썰어서
속을 다지고
두부를 으깨고
삭힌 고추를
동강동강 잘라서 다지고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놈들 하나 둘 불러 모아서
서로 사이좋게 놀라고
어르고 치대고
속을 만들었다

그리고는
포대기로 야무지게 싸맸다

솥에 앉히고 뜨거운 열기로
몽올몽올 쪄내면
흩어져 있던 식구들
만두소처럼 모여들었다
터뜨려 먹는 사람
베어 먹는 사람
통째로 먹는 사람
으깨어 비벼먹는 사람
성격도 개성도 다른 식구들을
엄마는 늘 만두처럼 감싸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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