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오네요(동시)

초암나상국 2025. 1. 14. 06:17

눈이 오네요(동시)

초암 나 상국

거북이 등처럼 갈라져
수북이 쌓여
아직도 녹지 않은 눈 위로

함박눈이 하얀 나비처럼
이리저리 날갯짓하면서
날아다니며 예쁘게 내려요

목줄 늘어진 강아지
주인이 던져주는
간식을 받아먹듯
껑충껑충 뛰어오르며
덥석 덥석 잘도
받아먹어요

산속의 암자는
동안거에 들었는지
벌거벗은 겨울나무들이랑
묵언수행 중이네요

하늘은 축하라도 하는 듯
새신랑 새신부처럼
설렘 가득하게
즐겁게 살라는 듯
하얀 눈꽃을 계속 뿌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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