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절 냉이
초암 나 상국
물 오르는 버드나무
가지 끝에
봄바람이 푸르스름하게 흔들린다
폐교된 대광중학교
언덕을 오르면
동지섣달 삭풍에
꽁꽁꽁 언 채
바짝 움츠렸었던
콩밭 언저리 어디쯤
드디어 땅에도
산통이 왔는지
양수가 터져서 촉촉이 젖는다
박힌 조막돌
슬쩍 밀어내며
여린 손 뻗어보지만
아직은 철 이른 탓에
옷깃을 파고들며
살을 에는 칼바람에
주눅 들었던
어깨를 펴고
기지개를 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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