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두릅
나상국
어제는 달래나 왕고들빼기 뿌리나 캐보려고 나갔었는데 작년에 왕고들빼기 많이 뜯어왔던 곳에 가봤는데 아직 새싹이 하나도 올라오지 않았다.
돌아다니며 달래라도 캐려고 갔는데 누군가가 와서 캐갔다.
냉이나 씀바귀라도 캐려고 콩밭으로 갔는데 부지런한 농부께서 벌써 로타리를 깨끗하게 쳐놓으셨다.
그 옆 밭도 로타리를 쳤는데밭둑에 보니까 로타리를 치면서 뽑혔는지 땅두릅 뿌리 독활이 버려져 있어서 줏어서 배낭에 넣어서 개울로 가져가서 깨끗이 씻어서 돌에 올려놓아서 물기가 어느정도 마른 수에 배낭에 넣고 돌아다니다가 민들래를 제법많이 캐서 개울가로 가서 쏱아놓고 다듬어서 물에 깨끗이 씻어서 돌에 널어놓았다가 가지고 왔다.
집에 와서 땅두릅 뿌리에서 아직 눈뜨지 않은 눈을 살려서 따로 떼어내서 아파트 뒤쪽 야산에 10촉 정도를 묻어놓았다.
잘 뿌리내려서 내년부터 땅두릅 맛을 보았으면 좋겠다.
나머지 뿌리들은 집에서 다시 한 번 더 깨끗이 씻고 닦아서 음지에서 말리려고 한다.
일부는 술을 담고 일부는 가래떡처럼 썰어서 말려놓았다가 물을 끓여서 마시던지 닭백숙에 넣으려고 한다.
전에 땅두릅 10뿌리 정도 있어서 해마다 채취를 해왔던 곳은 오폐수 정비한다고 포크레인으로 전부 다 굵어내려서 자취도 없이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