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슬기랑 쑥이랑
나 상국
어제는 하루쯤 쉴까 했었는데 전에 다슬기 잡으러 가자고 약속을 했었던게 생각이 나서 그제 선반을 만들며 거기에 얹어놓았던 긴 장화를 가지고 오고 다슬기를 잡으러 갈 채비를 모두 다 마쳤었다.
다슬기를 잡으러 가는데 전화가 왔다.
오늘 볼일이 있어서 못가겠다고, 볼일이 있다고 하는데 혼자라도 다녀와야겠다고 생각을 하면서갔다.
가다가 되돌아 오기도 그렇고 또 다슬기를 잡아다 놓아야 주문이 들어오면 보내줄 수 있으니까.
가다가 전철에서 다슬기를 잡으러 다니는 지인을 만났다.
이분은 85세쯤 되었는데 잠수복을 입고 다슬기를 잡는다.
잠수복 3벌을 여기 저기 감춰놓고 왔다 갔다 하면서 다슬기를 잡는다.
이분은 주말에는 동묘시장에서 잠수복을 판매한다고 누군가에게 들은 기억이 난다.
어디 가시냐고 했더니 신탄리를 가신다면서 나보고 어디로 뭐하러 가냐며 올 해 다슬기는 몇번이나 잡았냐고 물어보았다.
두어번 잡아왔다고 말씀을 드렸다.
이분은 나를 견제를 많이 하신다.
다슬기를 잡으러 갔다가 몇번 마주쳤는데 잠수복을 입고도 추워서 떠는데 반바지만 입고도 다슬기를 그렇게 잘 잡냐며
춥지도 않냐고 하셨다.
몇해전 어느날 아마도 이때쯤 되었을 것 같다.
그분은 잠수복을 입고 깊은 곳에서 잡는데, 내가 잠수복도 없으니 얕은 곳에서만 잡을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깊은 곳으로 들어가서 잡으니 다슬기를 잡다가
얼마 잡지를 못하고 가시며 추워서 못잡겠다고 하셨다.
그런데 오늘도 동선이 겹칠까봐 걱정이 되셨나보다.
그래서 저는 오늘 다른 곳으로 간다고 말씀을 드렸다.
다슬기도 잡고 쑥도 뜯고 전호나물도 조금 뜯어왔다.
요즘은 쑥을 뜯으러 다니시는 분들이 많다.
냉이가 꽃이 피어서 억세어지다보니 달래를 캐던지 쑥을 뜯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