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와
왕고들빼기 뿌리
나 상국
어제는 왕고들빼기 뿌리를 찾아서 삼만리였다.
왕고들빼기가 나왔나 몇번을 가보았었는데 아직 올라오지 않았었다.
그런데 그제 바로 밑의 여동생이 민들레를 채취해서 보내줄수 있냐고 전화가 와서 민들레 채취를 하러 갔는데 민들레를 채취하면서 보니까 왕고들빼기 몇 개체가 고개를 빼꼼 내밀고 있었다.
금요일이라서 마음이 급했다.
민드레를 캐서 바로 택배를 보내주어야 해서 집에서 출발하면서 박스를 챙겨서 갔다.
바로 보내지 않으면 토요일에는 택배를 보낼 수 없고 그러면 토요일 일요일 지나서 월요일에 보내야 하는데 월요일에 보내면 시들시들 해서 축 늘어질테니 어떻게든 민들레를 채취해서 보내야 하고 집으로 가져와서 보내면 늦을 것 같아서
민들레를 두 시간 동안 집중해서 캣다.
민들레를 캐서 개울가로 가서
땅바닥에 모두 쏱아놓고 흙을 털고 떡잎과 그 밑부분의 검은 띠를 칼로 굵어내고 뿌리는 따로 잘랐다.
깨끗이 다듬어서 박스에 담고 뿌리는 양파자루에 넣고 물에 넣어서 바락바락 치대면서 씻어서 자갈 위에 널어서 물기만 대충 말려서 가방에 담고 버스를 타고 연천우체국으로 가서 택배를 보냈다.
어제는 작년에 왕고들빼기를 많이 채취를 해왔던 곳을 찾아갔다.
개울가 둑방과 수로 사이인데
왕고들빼기가 빼꼼얼굴을 내밀고 있었는데 큰돌과 작은돌 사이에 나고 잘린 묵은 풀대공들이 꼭 지뢰처럼 위협적이었다.
캐면서 수로쪽으로 흙이나 자갈들이 무너지지 않도록 조심해서 캐고 캐고나서 발로 꼭꼭꼭 밟아주었다.
그래도 제법 많이 캣는데 집에와서 다듬으려니 엄두가 나질 않았다.
뿌리가 하나씩 내리면 좋은데
손가락 한 마디 두 마디쯤 되는 뿌리들이 독수리오형제라도 되는 양 에미한테 매달린듯
줄줄이 매달려 꽈배기처럼 꼬여서 하나 하나 떼어내야만 했다.
그래야만 흙들이 다 씻길테니까.
이때쯤 왕고들빼기의 뿌리는 쓰지가 않고 깨끗이 씻어서 김치를 담든 고추장에 무치면 마치 묘삼무침을 먹는 것 같이 아삭하면서 맛이좋다.
왕고들빼기를 캐고 달래를 조금 캐고 개울로 가서 다슬기가 있나 신발을 벗고 맨발로 들어가봤더니 아직은 물이 차다.
맨발로 돌을 밟고 다니려니 발도아프고 물도 차가워서 마시던 물병에 하나가득 잡고 나와서 개울가 옆에서 쑥들이 많이 자라서 쑥을 조금 뜯어왔다.
지금쯤이면 묘삼도 시장에 나올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