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짓날 과 어머님

초암나상국 2023. 12. 23. 10:19

동짓날에 과 어머님

           초암 나 상국

닭의 홰치는 소리가 들리기도 전
이른 새벽에 물동이이고
언 땅 끄트머리 미끄럼 타지 않도록
발가락에  온 신경모아
길어 온 약수물 내려놓고
정안수 한 사발 떠놓고
언 두 손 모으셨던 어머니

애간장 끊어낼 듯
살 속으로 파고들어
뼈마디 까지도
얼 것 같은 한파에
붉은 동지팥죽 쑤어
여기저기 놓으며
아귀의 접근을 허락지
않겠다던 어머니

이 엄동설한에
더욱더 보고 싶습니다
정말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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