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류도감
초암 나 상국
세월이 어느 세월인데
격자무늬에 덧대어 붙이는 건지
세월이 거꾸로 돈다고 한들
천심에 역행은 하지 않을지어다
바람이 지나간 자리
껍데기 속을 갉아먹던
굼벵이가 뭐라고 읽을까
저 혼자 살겠다고
방탄철모 속에서
나팔수들을 내세워
꼬리 늘리기를
세월만 가라고 해보지만
세월 앞에 장사 없고
진실은 속인다고
속여지지 않는다는 걸
바람의 파문이 거듭될수록
파장을 크게 일으킬 때
신작소설이라던
허구 맹랑한 지껄임도
낱낱이 바닥에 널브러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