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껍질
초암 나 상국
하루의 해가 제집으로 돌아간지도
언제인지 모른다
막 놓쳐버린 전철의 뒤꽁무니도
이젠 보이지 않고
먼 먼 기다림에
가슴팍을 후려치는 바람
밤하늘에 별빛은 빛나지만
달은 어디로 숨었을까
그림자마저도
존재의 가치를 상실하고
털썩 주저앉은 의자의
끄트머리에 걸터앉아
무심코 내던진 시선이
낡은 신발끝에 머물고
한기에 움츠리며
초점을 흐린 채
먼 갈길을
손으로 꼽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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