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꽃향이 참 비싸구나
초암 나 상국
따뜻하고 나른한
4월의 어느 날
나들이 행락객의
발목을 확 잡아끄는
바람 난 봄처녀의
수줍게 드러난 하얀 이처럼
보드라운 배꽃에
매료되어 셔터 한번
눌러보려 했는데
접근금지란다
딸 시집보내는
지참금도 아닐 텐데
입장료라니
불만을 억누르려
아이스커피 한 잔
댕기려 했는데
바가지 씌운단
소리는 듣기 싫었는지
만원 받기는
뭣 했는지
애써 구천 냥을 달란다
울며겨잡아먹는다는
마음으로 들이킨
맛이
차갑기는커녕
쓰고 떫고 신맛이었다
그래도 가끔씩
마음 삭히라고
부는 바람에
벚꽃눈이 나비처럼
이리저리
훨훨 날아다녔다
그저 눈이 즐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