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모함
나 상국
어제는 전국적으로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도 있었고 또 비가 오락가락 했지만 비가 내리고 있었다.
하지만 요즘 몸이 여기저기 좋지않은 것도 같고 집에서 이리저리 뒹굴어야 하나 싶어서 게을러 지는것 같아서 조금이라도 움직여야 하는데 하면서 비가 많이 오지도 않고 오락가락하니 또 언제 비가 그칠줄 모르니 일단은 다슬기를 잡든 밤이라도 줍자고 길을 나섰다.
다슬기를 잡으려면 물속에 들어가는데 물속에 들어가서 옷이젖으나 비에 옷이 젖으나 마찬가지 아닌가 하는 다소 황당하고 어줍잖은 생각으로 길을 나섰다.
비는 많이 내리지 않고 있어서 옷을 갈아입고 김장봉투 큰 비닐봉지에 배낭을 넣어서 젖지않게 해놓고 물속으로 들어갔다.
다른 때보다는 물이 조금 차갑다는 느낌이 들었다.
비도오고 햇빛도 나지않으니 물속이 차가운 것은 당연했다.
그렇다고 들어오자마자 춥다고 바로 나올수도 없잖은가?
이미 옷은 다 젖었는데 문제는 허리 때문에 낮은 곳에서는 허리를 굽히고 다슬기를 잘 잡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더욱이 편경도 없고 수경만 가지고 갔으니 하는 수 없이 잠수하면서 잡을 수 있는 깊은 곳에서 물속을 들고나면서 잡다보니 체온이 급격하게 떨어지는지 계속 소변이 마려웠다.
그렇다고 밖으로 나와서 눌수도 없고 물속에서 싸면서 잡았다.
한참을 잡다보니 가슴이 추운지 입술이 떨리는 것 같아서 하는 수 없이 물 밖으로 나왔다.
비는 그쳤지만 햇빛은 없고 때마침 전화벨 소리가 요란하게 울렸다.
친구로 부터 걸려온 전화였다.
통화가 끝난후에 조금 더 잡아야 하나 생각중인데 또 벨소리가 나서 전화를 받으니 누나가 순대국 사서 집에 와 있단다.
집에 가려면 2시간 정도 기다려야 하는데 기다리라고 하고 옷을 갈아입고 나왔다.
1시간 정도 잡았는데 3kg을 잡았다.
집에와서 순대국 데워서 같이 먹자고 했더니 누나는 집에서 먹고 왔단다.
순대국을 먹고나서 다슬기랑 호박잎 그리고 가지랑 고들빼기를 나눠주었다.
누나가 돌아가고 나서 한기가 느껴져서 현관문이며 베란다 창문까지 다 닫고 잠바를 입어야했다.
비가 와서 옷이 젖나 물속에 들어가도 옷이 젖나 마찬가지 라는 무모한 생각이 황당하고 어이가 없는 생각이었다.
한여름 같으면 괜찮을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해도 비가 얼마나 올지도 모르고 물이라는 건 금방 확 불어나기도 하잖은가?
잠을 잘 못잔건지 오른쪽 목이 아프고 결리다.
누나 반 주고 남은 다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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