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너머 우리는

초암나상국 2023. 7. 30. 22:35

비 너머의 우리는

                초암 나 상국

긴 잠마가 주춤거리더니
어느 날
장대비 쏟아지는 거리의
물길을 따라서
떨어진 꽃잎은
어딘지 알 수 없는
먼 길을 떠나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바람에
어깨 축 늘어진 나뭇가지가 흔들렸고
아무런 흔적도 없이 떠나간
그리움은
그 깊이도 무게도
알 수가 없다
비 너머 우리는
뭘까
무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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