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에 담은 고추장
나 상국
2년전에 고들빼기를 캐러갔다가 어느 어르신을 만나서 일을 몇번 거들어 드리고 김장김치 담을 때도 같이 담아주었는데
마른 고추를 10근 정도 주셨는데 방앗간에 고춧가루를 빻으러 갔더니 너무 바짝 말랐다고 늑혀서 오라고 하더라고요.
고춧가루가 너무곱게 빻아진다고요.
집으로 다시 가지고 올 수도 없어서 고추장이라도 담겠다고 빻아달라고 해서 빻았는데 정말 가루가 되었더라고요.
엿기름을 사고 메주가루도 사고 보리밥도 지어서 고추장을 담았는데 항아리가 없어서 비닐봉지에 넣어서 프라스틱통에 넣어놓았더니 숨을 쉬지를 않으니 고추장이 조금은 질퍽거리는 거 같더라고요.
그래서 친구집 옥상에 작은 항아리가 노는게 있어서 달라고 했더니 친구누님이 작은 항아리 하나 주시고 친구가 조금 큰 항아리를 하나 주었는데 여름철이라서 파리도 많고 파리가 쉬라도 깔려놓을까봐 얼마전에 쏟아서 항아리에 퍼담고
항아리 유리뚜껑도 사다가 덮어놓았는데 고추장이 끈기도 없고 차지지도 않고 단맛도 없네요.
맵고 조금 짜기는 하네요.
고추장이 조금 짜야 변하지도 않고 상하지도 않겠지요.
고운 고춧가루 두어근 사서 찹쌀밥 지어서 갈아서 고추장을 고쳐보고도 싶네요.
물론 저는 단맛나는 고추장을 좋아하진 않습니다.
조금 큰 항아리는 가을에 콩을 주워서 메주를 써서 된장을 담아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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