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경동시장

초암나상국 2024. 1. 16. 08:49

경동시장

            나 상국

모처럼 만에 아니 정말 오랜만에 청량리 경동시장을 다녀왔습니다.
아는 형님이 경동시장에서 만나서 술이나 한 잔 하자고 해서 경동시장에 나갔는데 역시 경동시장은 추운날씨이지만 생동감이 있고 많은 인파로 인해서 북적거렸지만 판매상들의 호객소리 만큼이나 나름으로는 질서가 있었습니다.

경동시장은 없는게 없다시피 별의별 물건들이 다 있습니다.
전국의 농산물 수산물은 다 있는 것 같고 또한 가격도 저렴하다보니 서울 과 수도권의 사람들이 많이들 찾는 재래시장이지요.

하루의 유동인구가 아주 오래전에 10 만명이 넘는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었습니다.
전에는 경동시장이 불친절한 상인들이 아주 많았었습니다.
채소를 사더라도 가격을 알아야 비싼지 저렴한지 알아보고 사려고 가격을 물어보고 조금 비싼 것 같다면 사지않고 돌아서면 가격을 물어보고 사지 않는다고 욕을 하는 상인들이 많아서 잦은 다툼도 있었지요.

요즘은 시식 후에 구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상점들도 많더라고요.

전에 청량리 오팔팔 길 건너편에 생선골목이 있었는데 그 어시장은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고 고층의 아파트들이 들어섯더라고요.

어제 만난 형님은 경기도 군포 산본에 사는데 옛날에 목수일을 할 때 약 20 여년 같이 일을 했었는데 현장에서 다리를 다쳐서 수술을 받고 어느 정도 괜찮아 지니까 일을 다녔었는데 어느날 부터 전화 올 때마다 다리가 아파서 힘들다고 하길래  그럼 일 나가지 말고 쉬면서 치료를 받으라고 했더니 팀이 짜여서 일을 하다보니 쉬기가 그렇다면서 약만 먹으며 일을 다니더니 어느해 인가 다리수술을 했는데 지금은 걸음걸이가 꼭 치질환자처럼 어정쩡 하게 걷다보니 보폭도 좁고 빨리 걷지도 못하더라고요.

몇년만에 만나서 시장을 쭉 들러보고 순대국집에 가서 술 한 잔 했습니다.

작년가을에 고춧가루를 사지않고 묵은 고춧가루를 먹고 있었는데 묵은 고춧가루다 보니 색이 약간 시커멓다보니 음식을 해도 맛이 떨어지는 느낌이어서 경동시장에 갔으니 월남고추 1근 과 청양고추 1근을 사서 같이 빻았습니다.

순대국을 먹으며 군시절 생각이 나더라고요.
경동시장에 가면 청량리 우체국 뒤쪽으로 순대국집들이 아주 많은데 휴가를 나오면 순대국을 먹고 집으로 가곤 했었지요.

어느날 부터인가 임산부도 아닌데 자꾸만 순대국이 간절하게 먹고 싶더라고요.
제가 근무하던 군부대는 수도권에 있었고 수도방위임무가 있는 부대였는데 현역군인들은
적고 대신 방위병(단기사병)
과 동원예비군으로 편성된 향토사단 이었지요.

그러다 보니 출퇴근을 하는 방위병들이 아주 많았는데
그 방위병들이 동대문구에 거주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방위사병에게 청량리 순대국집에 가서 순대를 살때 내장부속을 많이 달라고 해서 사오라고 부탁을 했었습니다.

순대를 사왔고 부대식당에서 김치를 조금 얻어서 참기름을 넣고 김치순대국을 야외 세면장에서 끓였는데 냄세가 멀리까지 퍼져나가서 인지 많은 동료병사들이 모여들어서 함께 먹었던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오르더라고요.

그래서 유튜브 등에서 유명한 황해도 순대집에서 오소리감투와 혓바닥 염통과 허파 그리고 돼지머리 조금 사왔습니다.
황해도 순대집은 돼지부속들을 손질해서 삶아서 판매를 하기에 사와서 바로 썰어서 먹어도 술안주로도 좋지요.
집에 와서 편썰기를 해서 지퍼백에 담아서 복도에 내놓았습니다.
날씨가 워낙 추워서 복도에 내놓아도 냉동실처럼 얼기에....

허파는 약간 덜익은 것 같아서 냄새도 나고 핏물도 나오고 해서 소금을 넣고 팔팔 끓는 물에 넣고 한번 더 삶아서 약간 도톰하게 썰어서 식용유에 달달볶다가 물을 넣고 양파 와 마늘을 넣고 양념을 해서 국물이 자작하게 졸이면서 참기름을 약간 떨뜨려서 먹으니 맛이 아주 좋네요.

오소리감투와 혓바닥 염통은 김치를 넣고 끓여서 먹으려고 합니다.
그리고 단감이 10개에 만원 하길래 저렴해서 사왔는데 정말 맛이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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