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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의 흔적

세월의 흔적 詩 草岩 나상국 장롱 맨 아래 서랍을 열면 차곡차곡 개켜둔 옷들만큼의 두께로 앉아 있는 지난날들의 흔적들 털어내고 털어내어도 끝내 떨어지지 않는 무게 세탁기에 한나절 돌려 배가른 물오징어 햇볕에 내 널듯 빨랫줄에 털털 털어서 널어 말린다 주름진 곳 스팀다리미가 뜨거운 김 헉~ 헉~ 내뿜으며 밀고 가면 쫙쫙 펴 지지만 스팀다리미의 뜨거운 입김에도 길들여지지 않는 어쩌지 못하는 낡은 기억의 파편들 지나온 날들의 흔적이 무겁게 짓누르고 뜨겁게 다름질할수록 더 악착같이 날을 세우고 선다 닳고 닳은 주머니속엔 가난했던 날들의 이야기가 동전처럼 부딫친다 그리고 미소 짓는다 오랫동안의 동행해온 길에서 얻은 여유로우므로 익숙해진 것들을 향하여 헤지고 깁고 또 헤지고 깁고 같이 걸어온 오랜 세월의 흔적들이 ..

2022.12.25

11월을 보내며

11월을 보내며 초암 나 상국 온다 간다 말도 없이 아무런 기별도 없이 떠나갔는데 술 취하고 싶은 날에 밤하늘 별을 헤아리다가 손가락 끝에 머문 저 별은 어디서 무얼 하고 있을까 문득 한 움큼의 서러움보다는 물안개처럼 몽울몽울 피어오르는 그리움이 무형의 춤사위로 하늘과 땅을 잇는 듯하다 몸과 마음은 멀리 아주 멀리 떠났고 빈 물결무늬만 남았어도 잊을 수 없다는 듯 그 해 그 겨울은 유난히도 번잡하였고 추웠다 마지막 달력이 바람에 위태롭게 흔들리는 낙엽처럼 초침 소리에 떨고 있다

카테고리 없음 2022.12.24

축 성탄

축 성탄 메리 크리스마스 올해의 마지막 남은 달력 한장 12월입니다. 연일 계속되는 한파와 많은 눈 속에 오늘이 크리스마스 이브날이네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인해서 세계의 모든 나라들이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있습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인데 정치인들이 국민을 위한다고 입바른소리를 하지만 국민들을 볼모로 국민들을 우롱하면서 대국민 사기극을 벌이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가짜뉴스가 판을치고 국가를 망가뜨리고 있지요. 국민들 모두가 다 정신 바짝차리고 가짜뉴스를 경계하고 자질이 되지않는 정치인들은 걸러내야합니다. 조폭이 판을치고 마약거래가 암암리에 판매가 되고 마약범죄가 늘어나지나 않을까 걱정도됩니다. 즐겁고 행복한 크리스마스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며칠 남지않은 연말도 잘 갈무리 하시고 새해에는 긍정..

카테고리 없음 2022.12.24

한잔 술에

한잔 술에 초암 나 상국 한잔 술에 토해낸 긴 한숨이 도도라진 삶의 한쪽 끝을 잡고 내려놓지 못하고 서두른 몸부림의 흔적이 여기저기 상흔처럼 남아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뒤돌아 선 미련 때문에 아파하며 견디어야만 했던 세월의 외침이 목줄을 타고 넘으며 속 쓰림보다도 더 깊숙이 가라앉는 나약함이 연거푸 술잔을 비워낸다 비워낸 술병의 숫자만큼 단순해지는 생각 타는 목마름이다

카테고리 없음 2022.12.23

옥수수 팥밥

옥수수 팥밥 나 상국 어제가 동짓날 이었지요. 어제 동지팥죽을 끓여서 먹으려고 땍인옥수수(껍질벗긴) 를 넣고 팥을 삶았는데 저녁에 친구가 술 한잔하자고 해서 술마시러 의정부 나갔다 와서 팥죽을 끓이지 못하고 베란다에 내놓았다가 아침에 불려놓았던 찹쌀을 한 주먹넣고 팥밥을 해서 먹었습니다. 팥은 3년전쯤에 비가 많이와서 비탈진 팥밭이 흙들이 아래쪽으로 훌러내려서 쌓였는데 추수가 끝났는데도 흙이 쌓인 팥은 겨울이 되었는데도 버려져서 지인과 함께 털어서 나누어 가지고 왔던 팥인데 몇번 팥죽을 끓여서 먹었는데도 두어번은 더 먹을 것 같아서 어제 팥을 삶았습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2.12.23

언제였나요(노랫말)

언제였나요(노랫말) 초암 나 상국 바람에 흩어져가는 세월 속으로 당신과 함께했었던 이야기들도 이제는 먼 이야기가 되어버렸어 함께한 행복했었던 시간만큼은 진정코 잊지 않으려 애를 썼건만 눈물이 앞을 가려도 하늘만 보네 언제였나요 언제부터였나요 헤어진 아픔이 이렇게나 큰데 그대여 괜찮나요 괜찮은가요 저 하늘 별을 바라보면서 오늘도 그대만을 생각합니다 오늘도 그대만을 생각합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2.12.22

한 해를 보내며

한 해를 보내며 초암 나 상국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살아내며 퇴적층처럼 쌓이고 쌓인 피로가 축 늘어진 몸무게 보다도 무거운 생각이 저 깊은 계곡 냉골을 차고 나온 바람에 가벼이 흔들린다 오며 가며 하릴없이 부닥뜨린 세월 앞에 쭈뼛하게 한 뼘 자라난 우듬지를 보며 선뜻 나이테를 그려 넣기엔 왠지 모르게 뒤끝이 당긴다 잊지못하는 그리움이 깊어갈수록 기다림은 형용하기 어려울 만큼 나사가 풀린 듯 헐거워져서 기진맥진이다

카테고리 없음 2022.12.21

그녀의 밤도 깊어가리라

그녀의 밤도 깊어가리라 초암 나 상국 여삼추 같은 세월은 잘도 흘러만 가는데 한마디 귀띔도 없이 굳게 걸어 잠근 빗장을 풀길도 없다 그저 바다를 사이에 두고 떠오르는 둥근달을 바라보며 낮이 밤이 되고 밤이 낮 되는 시간을 함께 했었던 마음의 책갈피를 호롱불 심지 돋우어 한 장 한 장 넘겨본다 눈 비가 오고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거나 금이 가지 않을 것 같았던 내 사랑은 틈이 생기고 멀어져 갔다 아물지 않을 상처만 문신으로 깊은 곳에 깊게 새겨놓고

카테고리 없음 2022.12.20

밤비는 내리는데

밤비는 내리는데 초암 나 상국 외로움이 깊숙이 속 끓이는 밤 던진 돌에 파문이 일듯 고요도 늑진한 곳으로 마냥 젖어들고 있다 가을비 인지 겨울비 인지 종잡을 수 없는 혼돈 속으로 지친 기다림인지 사무치는 그리움 인지 조차도 분간할 수 없는 사투 속에서 잠마저도 저 멀리 날아가고 빗소리는 또다시 오케스트라의 합주곡처럼 내 가슴속 깊게 메아리친다

카테고리 없음 2022.1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