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을 보내며 초암 나 상국 온다 간다 말도 없이 아무런 기별도 없이 떠나갔는데 술 취하고 싶은 날에 밤하늘 별을 헤아리다가 손가락 끝에 머문 저 별은 어디서 무얼 하고 있을까 문득 한 움큼의 서러움보다는 물안개처럼 몽울몽울 피어오르는 그리움이 무형의 춤사위로 하늘과 땅을 잇는 듯하다 몸과 마음은 멀리 아주 멀리 떠났고 빈 물결무늬만 남았어도 잊을 수 없다는 듯 그 해 그 겨울은 유난히도 번잡하였고 추웠다 마지막 달력이 바람에 위태롭게 흔들리는 낙엽처럼 초침 소리에 떨고 있다